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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31 09:55

[준짱의 잇쵸스토리] 모든 것은 자기 에어리어가 있다 2 - <일본인의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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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잇쵸에는 오쿠, 만나까, 곤로 이렇게 세 가지 일의 영역이 있다고 언급했었다. 

이 세 가지의 일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생산성을 뽑아내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오쿠의 영역, 만나까의 영역, 곤로의 영역  이렇게 각기 일에 해당하는 시간적인 영역, 공간적인 영역, 행동라인과 에너지량이 섞이지 않고 분명히 나뉘어져 있었다.

 

다음 그림을 봐라.



왼쪽은 A B가 있어서 이 둘이 겹쳐지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른쪽은 A B 는 각자 자기 영역이 확보되어 있어서 직접 겹쳐지거나 충돌할 일은 피한다.

 

여기서 A B 는 사람이 될 수 도 있고  시간이 될 수도 공간이 될 수도 있다.  

그 좁디 좁은 주방 안에서 4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 무수한 가지 수의 일을 숨가쁘게 하면서 별 마찰없이 순조롭게 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 잇쵸 안이란 정해진 공간안에서 또 정해진 시간안에서 각각의 업무가 칼 같은 매뉴얼에 따라 자기 에어리어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별 마찰이 없는 것이다. 

, 그렇게 하기 위해선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상대방 에어리어에 대해 항시 인지하고 있어야 함으로 늘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가까운 옆에서 기름이 끓고 있고 날카로운 칼이 도사리고 있는 좁은 공간에서 수많은 일을 짧은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 것은 각종 상황에서 일본문화와 일본인을 이해하는 데 아주 결정적인 코드로서 도움을 주었다.   앞서 이야기한 카레와 밥을 따로 먹는 것도 그렇고 일본 음식의 특징도 그러하고, 일본문자인 히라카나 가타카나가 만들어진 배경도 그러하다.  일본문화를 형성해 온 가장 기본적인 원칙 중의 하나인 것이다.


 

일본사람도 마찬가지다 


 

일본인은 제각기 자기 에어리어가 있어서 그 것을 서로 침범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 

 

일본인들이 언제나 밝은미소와 깔끔한 매너로 역시 선진국민이다 라는 말을 하는 한국인이 있다.  물론, 그렇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기도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관찰하면 그 것은 자기 영역을 지키려는 제스처에 가깝다.  

, 한국인은 다른 이과 뒤엉켜 살면서 약간의 무례를 주고 받을 때에 오히려 친근감과 인간미를 느낀다면, 일본인은 자기 영역을 침범 당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교제를 원하기에 항상 예의와 긴장을 조심스럽게 유지하는 것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일본인은 부부 사이라도 각각 다른 침대를 쓴다.  부부일심동체란 말이 한국에는 있지만 일본에선 통하지 않는다.  부부 사이에도 항상 어떤 벽이 있어 서로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관계도 비슷하다.  일본인과 교제해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일본인은 상대에게 한번 물어봐서 그 대답이 Yes No 든 관계없이 바로 그 결과를 수용한다.  때를 쓰거나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한국인 같으면 최소 몇 번은 물어 봐줘야 정을 느끼고 훈훈한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일본인은 자신의 의도나 생각이 어떤 영역을 확보하고 있어서 서로 섞이기를 꺼려하고 끼어들기도 싫어한다.  일본인의 스타일은 싫어? 알았어. 그럼 너는? “ 이런 식인데, 사실 이 말은 실지로 상대방을 수용해서라기 보다는
너도 네 방식데로 해 나도 내 방식데로  할테니 대신 우리 서로 간섭하지 않는 선에서 뭔가를 만들어보자라는 거다. 

,
상대방이 있는 그대로를 그냥 두는 것이다.  서로 상대방의 영역 안에 침범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에는 욕이 별로 발달하지 않았다.


외국어를 배우면 보통 호기심에 그 나라의 욕을 배우고 싶어하는 편인데,  기본적인 일어회화가 조금 입에 붙을 무렵 일본 욕을 찾아 본 적이 있다.  아무리 찾아봐도 기껏해야 제기랄” “ 바보자식” “머리가 돈다정도이다.  한국처럼 휘황찬란한 욕의 퍼레이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물론, 일본 야쿠자의 세계에서는 심한 욕이 오고 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서민들의 생활에서는 입에 잘 담지 않는 것이다.

일본에 사는 1년 동안 길거리나 어떤 장소 내부에서 일본인이 싸우는 것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기껏해야 
말싸움 정도였는데 그것도 한국적인 관점에서 보면 너무나 부드러운 말싸움이었다.


그 들은 싫으면 아예 상대하지도 않고 평생 만나지도 않는다. 싸울 이유가 애초에 없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너무 냉정하게 느껴질 지 모르나, 오히려 일본으로 건너 온 한국인 중에는 오히려 적당한 무관심과 개인주의가 너무 편하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사실 내 경우도 회사를 그만 두고 일본에 갔을 때 해방감과 자유스러움을 느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좋았다.  남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쓸데없는 간섭은 상대방을 지치게 만들 뿐만 아니라 피해까지 줄 수 있는 법이다.

 

따라서, 이렇게 다른 이 두 국민이 교제를 시작할 때 당연히 어려움이 많지 않겠나?


지금이야 일본을 20년 이상 경험했기에 그러려니 하고 적정선에서 그 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지만, 초창기에 그런 이해가 없을 때는 일본인을 사귀기가 무척 어려웠었다.  속을 도무지 알 수가 없고  같이 잘 지내다가
작은 자극에 멀리 도망가버리는  아주 예민한 고양이처럼 일본인에 대해 감을 잡기 매우 어려웠다.   이 것은  앞서 언급한 이 영역에 대한 일본 특유의 관점을 이해 못한 체 접근했던 것에 문제가 있었다.

 


한국식의 스스럼 없는 접근은 일본인에게 적지 않은 무례일 수가 있고 때론 상처까지 줄 수가 있다.
 


물론, 그들도 한국인과 교분을 쌓으려면 그 들의 관점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서나 가치관도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사실 처음에는 한국인이 먼저 손을 내밀고 오픈마인드로 서서히 접근하지 않으면 이 소심하고 겁이 많은 일본인은 좀처럼 마음을 열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자기를 열고 진심으로 다가섰던 한국인 쪽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일본인 중에서 외국생활의 경험이 있는 친구가 늘어나고 일본도 글로벌화의 물결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기에 조금씩 변하고 있다.   비교적 교제하기 쉬운 일본인은 역시 일본을 벗어나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거나 살아본 적이 있는 사람이다.

외국생활을 통해서 스스로 일본적인 틀의 한계를 인식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기준과 특성을 이해하고 맞추려는 노력을 하기 마련이다.     특히, 그 외국이 만약에 한국이라면 더욱 컴뮤니케이션하기가 용이하겠지.   

 

사실 한국에서 내가 만나는 일본친구들도 꽤 있는데 그 들은 상당수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고, 혹 할 줄 모르더라도 한국인의 성향을 잘 이해하고 있는 친구들이다.   그 들과 만나서 보내는 시간은 편안하고 즐겁다.   왜냐하면,  한국인의 지나친 관심과 간섭도 아니고, 일본인의 냉정한 무관심과 무간섭도 아닌 적정한 선에서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관계성의 유쾌함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PC, 모바일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한일간의 컴뮤니케이션 수단이 급격히 발전할 것이다.  점점 서로에 대해서 파악하게 되고 이해해감에 따라 한국인과 일본인의 경계도 조금씩 허물어가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예측도 해본다.

사실 요즈음 10, 20대들은 언어만 제외하고 보면 한국인 인지 일본인 인지 잘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동질성이 늘어나고 있다.

아마도 10대의 한국인, 일본인의 차이보다  같은 한국인의 10대와 50대와의 간격이 훨씬 더 클 것이다.

 

한국인의 방식과 일본인의 방식이 적절히 균형잡힌 세련된 컴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윤곽을 드러내는 날,  한 일간의 교류는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준짱의 1분 노트>>

컴뮤니케이션에 대한 일본인의 그런 폐쇄적인 성향은 현재 일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우위성을 확보하고는 있지만 세계인의 머리속에 일본이 글로벌 리더라는 인식은 도무지 자리를 못 잡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한국인의 시원한 개방성, 인간적인 어프로치, 정 등의 특성들이 글로벌 리더로서의 성향과 맞닿아 있다.  

이 장점을 충분히 살려 하루 빨리 한국인의 개방성을 능가하는 한국 정치, 경제의 개방성을 이루어 저 넓은 미래의 신개척지에서 뛰어 놀아야 되지 않겠나?    

지금은 누가 먼저 세계인의 머리와 가슴속에 새로운 깃발을 꽂느냐의 게임이다.    가능성은 열려있고  그 곳에 이르기 위한 수단 또한  값싸게 널려있다.   

남은 것은 오로지 나의 선택과 집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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