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달이 지나고 월급날이 되었다.
잇쵸에서 일해온 기간과 능숙도에 따라서 시간당 차별급여를 지불하고 있었다. 난 아직 들어온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기에 작은 금액이었지만, 무척 기뻤다. 앞으로 열심히만 하면 학비를 마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잇쵸에서 일을 해서 생활비뿐만 아니라 학비를 벌어야 했다. 따라서, 생활비나 용돈정도를 목표로 한 다른 잇쵸멤버가 아는 일의 량만 갖고서는 어림도 없었다.
내 계획은 이랬다. 일년에 우리 학교는 3학기로 나뉜다. 봄학기, 여름학기, 가을학기 이 중에서 한 학기는 무조건 휴학을 하면서 잇쵸에서 Full time (하루종일)으로 일해서 다음 두 학기의 등록금을 마련해둔다. 그리고 다음 두 학기 때에는 생활비를 벌 정도까지만 일을 하고 공부에 전념한다. 이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되었을 때 공부를 계속 할 수 있다. 차질이 빚어지면 학교를 그만 두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반드시 이 대로 해내야만 했다.
따라서, 우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잇쵸에서 일을 많이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하루라도 빨리 만나까를 지나서 곤로의 자리를 꿰차야 한다는 것이었다.(소위 승진이라고 할 수 있겠지). 곤로는 일뿐만 아니라 주인을 대신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잇쵸의 하루 영업을 총감독하는 입장이다. 당연히 시간당 페이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잇쵸에서는 자기가 일을 많이 하고 싶다고 해서 그냥 일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충분히 그럴 역량이 있고 다른 잇쵸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가 아니면 안되었다.
주인도 허락해주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타 잇쵸 멤버들이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 사람이 자기 몫을 제대로 못한다면 바로 그 피해가 자기에게 날아오기 때문이었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잇쵸의 멤버 구성시스템과
그 수는 정말 꼭 필요한 최적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유가 없다.
잇쵸는 낭비를 극소화하고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보는, 아주 생산성이 높은 공장과도 같았다.
일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주인와 동료로부터 빠른 시일내에 인정을 받아야 했다. 첫 월급을 타면서 더 성실하게,
또 정확하고 빠르게 잇쵸 일을 완전히 습득하리라 마음먹었다. (왜 있지 않은가? 영어단어 욀 때 외운 단어의 페이지는 씹어먹겠다는 각오로.. 지금은 전자사전 세대라 아마 이해를 못하는 친구도 많겠지만^^)
한 달 동안 오쿠의 일을 배우면서 대체적으로 어떻게 일이 돌아가는 지는 파악이 되었다. 그리고 각 메뉴와 가격대, 재료와 소스, 연장들의 이름 등 오쿠의 일을 하는 데는 지장이 없게 되었다. 잇쵸에 처음 일할 때부터 나는 수첩을 항상 소지하면서 그 날 배운 것은 무조건 적고 또 질문할 것도 미리 메모해두었다가 묻곤 했다.
그 것은 잇쵸에 적응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같이 일하는 멤버도 좀 친해지게 되어서 맘 편하게 일할 수 있었다. 나로선 잇쵸에서 일하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었고 배움의 나날이었다. 그래서 일이 힘들기는 했지만 다음 일할 날이 기대가 되었다. 내가 일하는 시간대에 함께 하는 멤버들 외에도 다른 요일, 다른 시간대에 일하는 멤버도 상당수 있어서 아직 얼굴도 못 본 친구도 있었다.
위는 소위 주인장이 주는 월급명세서이다. 명세서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거창하고 그저 프린트한 메모지에 불과하지만.. 안에 급여에 관련해 필요한 정보는 다 기록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Clear 했다.
이것은 내가 일하지 1년이 넘어서 곤로의 역할까지 하게 되었을 때 받은 명세서이다. 이런 식으로 일한 요일과 시간, 맡은 파트, 또 지각한 시간이나 좀 더 일한 시간까지 낱낱이 기록이 되어있었다. 일하는 직원과실로 손실이 난 금액은 당일 일한 멤버수로 나누어 각자의 월급에서 해당금액을 공제했다. 위의 명세서에도 오른편에 그런 내용이 적혀있는데, 그럴 때는 월급을 지급할 때 명세서에 이렇게 반드시 글로 명시해 주었다.
일본 스타일을 알아서 대략 예상은 했지만, 내가 덜 한 것은 덜한 만큼, 더한 것은 더한 만큼 데이터화시켜서 정확히 급여를 제공하고 있었다. 지각은 15분단위로 나눠서 벌금을 책정해 당월 급여에서 제했다.
이미 언급한 데로 단 1분이 늦어도 지각이다.
제 시간에 온 것처럼 타임카드를 누가 대신 찍어준다던가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런 부탁을 한 적도 없고 심지어 주인마저 그런 주의를 한 적이 없다.
시간에 대해서 만큼은 누가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성역인 것이다. 비록, 음료수는 한 두 개 슬쩍 마시더라도..
그리고 오른쪽에 보이는 메모처럼 매달 주는 명세서쪽지에 개개인에게 주는 코멘트도 잊지 않았다. 알릴 사항을 적기도 했고 격려를 해주기도 하고 경고를 하기도 했다.
잇쵸에서 받은 첫 월급으로 뭘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명세서에 적혀있었던 격려내용의 메모만큼은 기억한다.
“ 잇쵸의 첫 외국인 직원으로서 기대가 큽니다. 열심히 해주세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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