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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30 12:32

[준짱의 잇쵸스토리] 재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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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재고조사하는 날이다.

 

재고조사하는 법을 히로꼬가 가르쳐주었다.  원활하게 잇쵸의 일이 돌아가기 위해선 일 자체도 중요하지만 필요한 식품이나 재료 등이 떨어지지 않게 재고를 잘 관리하여 제때에 잊지않고 주문하는 것이 중요했다.  물론, 재고가 남아돌지 않도록 제때에 소비하거나 판매하는 것도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 중요성을 인지시키기 위해 재고조사하는 것은 신입이 잇쵸에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시키는 일 중 하나였다.

재고조사와 주문은 당연히 잇쵸 일의 첫 단계인 오쿠가 했는데 하루빨리 잇쵸에서 취급하는 많은 품목에 익숙해 지라는 이유도 있었다.

 

재고를 두는 창고는 잇쵸뿐만 아니라 그 재패니스 타운가의 모든 일본 식당들이 공동으로 쓰고 있었는데 다음 사진과 같다. 

 

 

 


각 식당마다 사용하는 구역이 정해져 있었는데 그 때에는 감시카메라도 활성화된 때가 아닌지라 마음만 먹으면 다른 식당의 재고에 손을 대는 것도 가능했다.  처음 그 곳에 따라갔을 때 과연 괜찮을까 이렇게 하면 분실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내가 일했던 2년간 한번도 분실이나 도난사건에 대해서 들은 바는 없다. 

 

난 익히 일본인의 정직성에 대해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잇쵸에서 일하는 동안 일본에서는 비록 구멍가게를 해도 그 안에는 상도를 지키려는 마음가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약간 이야기가 새지만 관련해서 내 경험담을 하나 소개하겠다. 지금으로부터 3년쯤 전에 일본 오사카에 출장을 갔을 때이다.  오사카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찾아서 나오는 데 그날 따라 큰 짐이 여러 개 있었다.  오사카에서 만날 몇 사람과 통화를 하고 그 외 신경을 써야 할 일이 많았던 터라 정작 제일 중요한 내 가방과 선물하려고 샀던 초콜릿이 든 큰 상자를 공항에 두고 나와버렸다. 

가방에는 카메라가 있었고 그 외 중요한 서류와 귀중한 물건 몇 개가 있었다.  만나기로 한 일본인과 저녁 미팅중에 갑자기 가방이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아서 부랴부랴 공항에 전화를 했다.  다른 것보다 중요한 서류만이라도 꼭 찾기를 바라면서..  공항안내원이 몇 개 보관하고 있는 가방이 있으니 내일 오란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바로 공항에 가서 물퓸보관소에 가보니 내 가방은 물론이고 초콜릿이 든 상자까지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었다.   사실 이런 경험은 일본에서 여러 번 했었고 일본에 오가는 다른 한국 분들도 아마 한 번쯤은 경험하신 분이 많을거다.

 

다시 잇쵸로 돌아와서, 다음은 재고조사하는 서류양식이다.

 

 

 






위를 보면 각 거래처 별로 취급하는 다양한 품목들이 정리되어 있다.  남아있는 갯수와 주문할 갯수를 적고 재고조사를 담당했던 자의 이름을 적는 칸이 보인다.   품목별로 항상 유지해야 할 갯수가 달랐다. 
품목에 따라 신선도가 중요한 것이 있는가 하면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고 많이 나가는 것이 있는가 하면 
아주 조금씩 나가는 것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히로꼬는 나를 창고로 데리고 가서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가며 재고조사를 직접 시연해가며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었다.

 

그녀는 가수지망생으로 상당한 미인이었다.   소위 얼굴되고 몸매되고 그리고 성격까지 시원시원하고 좋았다.  사실 일본인중에 정말 예쁜 여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데 히로꼬는 이 일본 식당가에서 탁월한 미모로 뭍 남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녀는 이미 스시를 파는 일본식당에서 일하는 일본남자와 동거를 하고 있었다.   그 남자는 댄서지망생으로 호리호리하고 키가 큰 호남형이었다.  이 둘 다 미국에서 특별히 음악이나 댄스학교에 다니는 것은 아니었고 그냥 미국을 동경해서 떠나는 일본드라마의 주인공처럼 그렇게 미국으로 어학연수와서 현재는 불법 체류중이다. 
식당가에서 일하는 것으로 생활비를 충당해 가면서 나머지 시간은 일본에 돌아가 가수와 댄서로 각각 데뷔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번은 히로꼬를 포함한 잇쵸 멤버들과 함께 인근 차이나타운에 있던 가라오케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녀의 노래는 훌륭한 편이었다.   

히로시마 출신이었던 그녀는 히로시마사람들은 성격이 스트레이트하고 연애도 정열적이어서 한국사람과 비슷하다고 했다.  가끔 히로시마 사투리를 가르쳐주며 방끗 웃고는 했는데 정말 그녀가 동거하는 남자만 없었다면 한 번쯤은 대쉬해보고 싶을 만큼 귀엽고 매력적이었다.

 

아뭏든 그녀 덕에(?) 재고조사는 확실히 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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